나는 생각하기를 멈춘다. 밤새. 생각에 뒤척여 잠을 못자고는 다시 11시가 될 때까지 멍하니 누워서. 지난 밤에 과연 얼마나 잔 걸까. 따위를 생각하면서. 이런 호사를 이 나이에 누리다니.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런데 생각해보니 도쿄에 오기전 출근을 할 때에도 나는 같았다. 어느 날은 그냥 이유없이 아파서 회사를 쉬었지. 작은 설계사무소가 주는 보너스같은 것이었지만, 그럴 때 나는 무슨 쳇바퀴를 도는 것처럼 느껴져서, 고등학교 내내 언제 여길 벗어나 그림다운 그림을 그려보나 했던 시절처럼. 답답했었다.
어제 밤은. 죽은 사람 생각을 했다. 어떤 사람은 관계로 기억하고 어떤 사람은 존재로 기억하지. 그 사람은 나와 관계가 끊어진 이후에도 내게 존재했었던 것 같다. 관계가 중요한 사람은 존재가 사라진 후에도 관계가 남아 때로는 위안을 주고, 때로는 숨결을 느끼기도 하지만, 존재가 중요했던 사람은 상실감으로 가슴이 아플 뿐인가 보다.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