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9, 2013

[Let's walk to town] #0_根津_Nezu_2/3

기존 건물 신축건물
인정하겠다. 사진이 썩 좋지는 않다.
도로변의 건물을 다 높여놓은 것은 아니다. 저층 건물을 연속적으로 늘어세운 곳도 있다. 어떤 의미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도로가 확장된 다음에 양 옆의 건물의 밀도가 낮으면 그 또한 부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저층이 무조건 좋다고만 볼 수는 없다. 어쩌면 시의 마스터플랜에 협조하지 않은 결과로도 보인다. 신축은 작년에 가을에 완공이었다. 어찌됐건 네즈의 풍경을 담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용적율을 높이더라도 저층부의 디자인을 지금처럼 하는 것 만으로도 설계자의 의도를 살리는 방법은 있었을 것이다. 아쉽다.게다가 종종 생각하는 거지만 신축을 하면서 정면을 도로 반대쪽으로 두었으면 어땠을까. 지금의 배치로는 사람들이 저 가게들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P1000465

드디어 안쪽 골목으로 들어선다. 폭이 좁다. 네즈는 도쿄의 대표적인 시타마찌이다. 직역하면 아랫마을 쯤 될까.오래된 서민들의 주거지이다. 일본의 목조주택과 주택단지는 화재를 어떻게 다스렸는가를 들여다 보면 많은 것을 읽을 수가 있다.그나마 2m도로가 확보된 곳은 나름대로 화재에 대비하는 목적도 있었다.벽을 공유한 곳도 많고 통로로 쓰이지만 더 좁은 곳도 많다.

b_whatever그에 비하면 한국의 단독주택지는 4m도로가 확보된 곳이 많이 있다. 그런데도 전면적철거로 인프라구축을 해야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귀챠니즘과도 같다.

  P1000467

집 앞 도로에 화단을 조성하거나 집주인의 물건을 내다 놓은 모습이 보인다. 표출(表出)이라고도 하고 오버플로어(溢れ出し)라고도 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주인이 마을에 대한 애착 등을 이유로 집 주변에 일종의 영역을 점하려고 하는 행휘가 표출로 나타난다. 집 앞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경쟁적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고 또 관리되고 있음을 어필하려는 의도도 있다. 오버플로어는 말 그대로 집안에 놓을 자리가 없는 사적인 물건들을 집 밖에 놓는 것을 말한다. 어느 쪽이든간에 이웃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기도하고 방문객에게는 보이지않는 감시의 눈이 되기도 한다.

  사유 도로 사도이므로 출입금지 안내문

골목길에 대한 글을 보면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 밥짓는 냄새, 오가는 주민들이 잠시 서서 나누는 안부인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감상적이다. 한국의 골목길에서 그런 것들이 지켜지는 곳이 있다면, 오히려 대규모 아파트 단지이거나 자연발생적인 구릉주거지역 정도다.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라면? 1. 차를 어떻게 좀 해야되고 2. 그러기 위해서 각자가 대가를 치룰 결심을 해야 하며 3. 아이들을 놀게 해야 한다. 하나 덧붙이자면 애도 좀 낳아야 되고. 저 골목길은 사유골목입니다. 방문목적이 아니면 들어오지 마세요. 라고 써붙여진 길이다. 안내문이 없더라도 용무가 없는 사람이 선뜻 들어가지는 못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다. 길의 폭이 그렇고, 길이 꺾여져 빠져나가는 곳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다. 아이들이 그 뒤에서 공 놀이를 하고 있었다. 당장에 마당보다도 골목이 더 생활에 풍요롭다.

  대로변에 현관문

영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국에선 잘 보지 못하는 현관문의 배치다. 대로에서 바로 현관문으로 이어진다. 좀 더 여유가 있다면 간격을 띄거나 방향을 틀거나, 중간영역을 배치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유가 없어서만으로는 설명이 다 되지 않는다. 일본 주택은 담장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 (동경의 미학을 쓴 芦原 義信라든지) 하기도 하지만 이건 의미가 다르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둘다 신발을 벗고 실내외를 구분하는 바닥문화를 갖고 있지만 그 영역의 성격과 경계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인에게 저 현관문은 한국인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확고하고 명확하다. 문밖은 공(公)이고 그 안은 사(私)이다. 한국인이라면 저런 식으로 배치된 집에서는, 집 안에 앉아있어도 대로에 앉아 있는 것 같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할 것이다. 다음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