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기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잘 해나가는 것 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나날이 계속됩니다.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종일 뛰어다니지만 스스로가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기준선에 도달했는지 자꾸 돌아보게됩니다.
고등학교 때 읽은 직업에 대한 수필이 생각납니다.어쩌면 교과서에서 였는지도 모릅니다. 직업은 성취감과 보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일이라는 것은 너무 쉬워서도 너무 어려워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형태가 되었든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고 있다는 만족감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글입니다. 하지만 현실 속 현대인들은 생활비를 버는 것으로, 가족을 건사하는 것으로 보람을 대신하며 살 뿐입니다.
작가인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1932~1963)는 "창조력의 최악의 적은 자기 불신이다." 라고 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자기 불신과 자괴감이 늘 문제입니다. 우리는 종종 눈에 보이는 성과에 연연하고 거저 주어진 것을 폄하하며 스스로를 기계의 부품으로 전락시켜버리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정글의 왕 레오입니다. 레오는 자괴감에 빠져 방황을 하다가 어떻게 다시 정글의 왕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를 생각합니다.
좌괴감이 들때면 종종 신분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왕의 후예를 떠올립니다.수없이 좌절하고 자신을 의심하던 해리포터가 어떻게 스스로를 믿고 선의의 편에 설 수가 있었는지를 생각합니다. 그것은 스스로가 오리 무리속에 있는 백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서양적인 이야기 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들의 안에는 스스로도 침범할 수 없이 단단하게 새겨진 왕의 문장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비밀입니다.왕의 후예는 신분을 숨기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 설정입니다. 어딘가에 주몽이 숨겨놓았다는 반쪽짜리 칼만이 나를 증명해 줄 뿐입니다. 직접 그걸 파서 확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믿으면 그만입니다. 굶주리거나 하찮은 계급장을 달고 있어도 아무도 모르게 자신이 왕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허리를 꽂꽂히 세우고 엄숙한 목소리를 내는 법입니다. 하고 있는 일이 위대하거나 하찮은 것이 아니라 누가 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간장종지에 밥만 떠 놓아도 왕이 먹으면 수라입니다. 하물며 왕이 차린 밥상은 얼마나 황송한 일입니까?
누군가 당신의 반칙을 지적하면 우리는 도망가고 있는 사자 얼굴을 합니다. 뒤에서 따라오는 소떼를 가리키며 이해를 구할 지도 모릅니다.하지만 왕은 비겁하지 않고 반칙하지 않고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으며 주변을 탓하지 않습니다.어쩌면 당신이 느끼는 좌절이나 자괴감은 스스로를 왕으로 모시지 않는 자기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 사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사진의 앵글 밖에는 뭔가 엄청난 녀석이 하나 있고, 사자는 그것을 쫒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은 그가 처한 상황 때문이 아니라 그가 사자이기 때문입니다. 토마스앤더슨이 더 원이 되는데 필요한 믿음은 딱 그정도입니다. 왠지 스스로에게도 그정도 믿음은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을 듣고 좋은 말을 뱉어야 합니다. 매일을 좋은 그릇에 좋은 자세로 좋은 식사를 해야 합니다. 왕이 그러하듯이 조금은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품위있고 우아하게. 말입니다.그렇게 스스로를 인정하고 믿는 것이 무엇보다도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