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6, 2013

[Lets's Go to the Tokyo disney] 오프닝.




사실 디즈니에 관한 글을 올리기는 조금 조심스럽다. 꿈과 희망의 나라이기 때문에 표면과 뒷모습이 철저히 분리되어야 하는 것이 디즈니의 방침. 일본의 다테마에와 닮았다? 어떤 면은 그럴 수도. 인간이 만드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생각 날 때 마다 조금씩 정보를 흘려 놓겠다. 드워프언어로 올리면 되지 뭐.

사실 디즈니는 화려한 꿈의 나라다. 그리고 건축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가짜의 세계다. 건축설계에서 초기 단계에는 흔히들 "만화로 그려서"라는 말을 쓴다. 자잘한 사실관계는 무시하고 개략적인 그림을 그린다는 뜻이다. 디즈니는 한 발 더 나간다. 만화로 그려서 만화를 만든다. 진짜 창문도 있고, 진짜창문같은 가짜 창문도 있고 창문같지 않지만 창문의 기능을 하는 창문도 있다. 

가짜의 세계는 종종 업계에선 비웃음을 산다. 건축과에 들어온 신입생이 흔히 잘 못 쓰는 말 중에 하나가 "이쁜 집을 지으려고요" 이다. 이쁜 집이 무엇인가. (예쁜 집이잖아! 라고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쁜 것은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이쁜 것이 왜 가치있는 지를 정의하고 너의 작품과 그것을 연결해보라고 2차 과제를 내면 비로소 스스로 깨닫는다. 이쁜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사실은 아무 의미도 없는 말 중에 하나다. 그래서 디즈니 짓냐? 라는 말은 이쁘기만 하네!와 동급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잠깐. 디즈니를 짓는 게 비난 받을 일인가? 살짝 다른 각도에서 보자.
요즘은 한국의 소아과들도 뽀로로 벽지로 도배하고 인형들도 놓았던데, 외국의 제대로 만든 소아과 인테리어 수준은 이렇다.



 

사진 출처:
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127887324581504578235592251544284.html#slide/6

꿈의 세상이 거짓 건축이라면 현실 건축이 꿈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의 반성이기도하다. 특별하고 특별한 날을 골라 디즈니에 가는 사람들에게 늘 사는 동네가 디즈니 같으면 어떨까? 라고 물어보면 다들 좋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순이네는 버섯집 동이네는 귀신의 집. 어쩌면 다들 신데렐라 성을 꿈꾸며 열심히 돈을 벌지도..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기 위한 디즈니의 노하우는 사실 진짜를 가짜처럼 보이는 곳에도 쓰일 수 있다는 말이다. 오히려 이 글에서 조금 정정을 하자면 가짜 같은 건축이라며 받는 비난은 조형에만 신경을 쓴 건축을 말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그건 디즈니의 건축은 아니다. 디즈니의 드워프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행동과 동선을 열심히 고민하고 어디서 어떻게 어디를 보고 무엇을 듣는지를 치밀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왓에버. 드워프의 항변은 이정도로 하고. 

지켜질 지 모르지만 대략 이런 정보들을 올릴 생각이다. 혹시라도 급히 가려는데 뭐야 이 긴 글을 다 읽어도 정보가 없자나! 하는 분에게는 미안한 마음에 실시간으로 한가지만. 다음 주(4월 8~14)에 가시오!! 그 이후로는 상당히 사람들이 몰리고 5월 수학여행이 시작되면 또 몰리고. 그게 다 지나면 매우 더울 때에나 갈만 할 것. 참고로 엔은 앞으로도 더 오를 것같다는...

1탄. 싸게 즐기기.
2탄. 효율적으로 즐기기
3탄. 숨겨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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