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일베사태를 보면서 문득 그 생각이 났다. 학생들이 유행하는 말을 쓰고 더 강하게 말해보고 좋다고 깔깔거리는 것은 그저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 때에도 그런 게 있었다. "서울의 달"같은 불온서적을 돌려보고 주윤발의 이쑤시개도 물어보고 하던. 부끄러울 것도 없지만 그냥 그런 내가 떠오르는 그런 시절이.
무엇이 더 멋이 있는 건지 말로는 설명하기가 힘들다. 그네들의 울타리가 있고 그들만의 언어가 있고 또 세상을 보는 자신들만의 관점이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얘들아. 일본어 발음을 옮겨쓴 어휘들이 촌스럽게 느껴진것도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 건달로 보였던 것도 사실은 외부로부터의 강요가 있었고 그것들에 지배당하고 있었던 것임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게 억울해서 미칠 것만 같았음을 미리 알려주고 싶다. 지금의 어린 너희들이 무언가가 멋있거나 구리다고(?)평가하는 그 기준이라는 것이 온전히 너희의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될 때가 곧 올 것임을 말이다. 어차피 너희는 지금 은연중에 선택한 것들과 너희를 지배하고 있는 누군가의 영향으로 앞 뒤 분간 못하고 똥과 된장을 혼동해가며 그냥 그렇게 카메라 앞에 담배를 물고 삐딱하게 서 있을 뿐이다. 아무리 모여서 떠들어도 결국에 너희가 주인공인 무대는 아니라는 말이다. 깔깔깔깔 할 뿐이지.
그렇다고 그걸 또 꿰뚫어보고 한발짝 물러서서 팔짱을 끼고 있는 것도 그닥 멋있는 모습은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일베라고 해서 민주화를 다른 뜻으로 쓴다고 해서 그들을 탓할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태어난 지 얼마 안돼서 뭐가 멋있는 건지 누가 우리편인지 잘 모르는 얘들을 세워놓고는 더더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