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인기 시리즈 갈릴레오2가 방영 중이다.
재방송으로 보는데 1편에서 재미있는 대시가 나왔다. 1편은 사이비 종교단체의 에피소드인데, 교단의 교주인 기공사와 류카와준교수와의 논쟁 부분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연회귀와 과학의 필요성에 대한 쾌쾌묵은 논쟁이다.

류카와:지금의 현대인에게는 과학이 곧 생활이다. 만약 당장 과학을 멈추고 과거로 돌아가려고 한다면 인구의 90%는 죽게되고 살아남은 사람도 수명이 40세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교주: 과학이 현대인의 삶을 만들었다는 주장인데, 지금은 인구가 70억이 넘고 평균 수명은 점점 길어져 초고령화사회가 되었다. 이런 심각한 문제를 만든 것은 대체 누구인가?
다시 말해 고령화사회와 같은 난제가 생긴 것은 과학으로 인해 인간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이라는 신선한 논리이다. 고령화사회를 문제로 다루고 있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할 만하다. 그래! 초고령화사회를 만든 범인은 길어진 수명이었어! 애초에 인간이 적당히 살다 죽으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도 않았다고! 라는 식이다.

제인 제이콥스의 주장이 떠오른다. 자동차 체증을 걱정해 도로체계에 골머리를 앓는 도시계획가들을 향해, 교통체증이 일어나지 않는 쾌적한 도로를 만들려고 고생하지 말고 사람들이 차를 안 타고 다니도록 도로를 불편하게 만들어라. 라던. (물론 나는 백퍼센트 동의한다.)
환갑이면 온 동네가 잔치를 하던 그때 그 시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번 지금의 인류가 그때 그 사람들보다 더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남아도는 시간을 어쩔 줄 몰라 전세대까지의 지식을 배우고 그걸로 경쟁하느라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는데 말이다. 뭔가 더 즐거운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