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방의 내부구조를 바꾸겠다고 용을 쓰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주저앉으면서도 필사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챙겼는데 꼼짝을 못하고 세시간째. 다행히 아이폰은 손에 있어서 일단 스케줄을 취소했는데.. 슬슬 배가 고파온다. 손에 닿는 것은 아몬드 한 통과 야마다키 위스키 반병이다. 집 안에서 조난을 당하다니 이런 일도 다 있나.
고등학생 때도 한번 이런 경험이 있었다. 삼십분을 그자리에 누워있었더니 다시 뛸 수 있게 되어었노라고 페이스타임으로 아내에게 말했더니 그 때는 16살이고. 라면서 30일은 걸릴 꺼라는 눈빛이 돌아온다. 댐 잇.
다행히 맥북이 근처에 있어서 대낮부터 후루를 보는 호사를 누리기는 하는데 메인에 뜬 어글리 베티 말고는 틀 엄두가 안난다. 쓰러진지 얼마나 됐다고 베티가 앉아있다가 걷기 시작하는데, 아 사람은 걸어다니지. 하는 위화감이 든다.
삼십분전에 무리를 해서 화장실에 다녀온 것이 치명적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게 분명하다. 지진 알람은 오늘 따라 요란하게 울어대고....
피자를 배달시켜도 현금이 없는데 일본이 카드결제가 되던가....머릿속이 복잡하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