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17, 2013

내 방에서 조난 당하다.

간만에 방의 내부구조를 바꾸겠다고 용을 쓰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주저앉으면서도 필사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챙겼는데 꼼짝을 못하고 세시간째. 다행히 아이폰은 손에 있어서 일단 스케줄을 취소했는데.. 슬슬 배가 고파온다. 손에 닿는 것은 아몬드 한 통과 야마다키 위스키 반병이다. 집 안에서 조난을 당하다니 이런 일도 다 있나.

고등학생 때도 한번 이런 경험이 있었다. 삼십분을 그자리에 누워있었더니 다시 뛸 수 있게 되어었노라고 페이스타임으로 아내에게 말했더니 그 때는 16살이고. 라면서 30일은 걸릴 꺼라는 눈빛이 돌아온다. 댐 잇.

다행히 맥북이 근처에 있어서 대낮부터 후루를 보는 호사를 누리기는 하는데 메인에 뜬 어글리 베티 말고는 틀 엄두가 안난다. 쓰러진지 얼마나 됐다고 베티가 앉아있다가 걷기 시작하는데, 아 사람은 걸어다니지. 하는 위화감이 든다.

삼십분전에 무리를 해서 화장실에 다녀온 것이 치명적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게 분명하다. 지진 알람은 오늘 따라 요란하게 울어대고....

피자를 배달시켜도 현금이 없는데 일본이 카드결제가 되던가....머릿속이 복잡하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 까???